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전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과 수요 감소 등 여러 악재에 '강달러' 유탄마저 떨어지자 3분기 실적에 된서리를 맞은 상태다.
세계 주요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5%까지 오르고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TV조선은 세계 경제의 전망과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21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석좌교수와, 금융위원장·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특별 대담을 마련했다.
아래는 두 전문가의 일문일답.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내년 세계 경제 전망은 어떤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좋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진행 중인 데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굉장히 높은 상태다. 중국은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조차 어렵다.
미래의 실질 금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미국 10년 국고채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수익률이 높아지는 물가연동채권(팁스·TIPS)의 변화를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추락한 뒤 조금씩 상승했고 팬데믹 당시 다시 추락했다가 최근 몇 달간은 다시 급격하게 오른 상태다.
―IMF 등 국제기구들은 내년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 세계은행 등 모두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이 이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인 문제와 중국의 성장 둔화, 식량 문제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보면,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는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국과 인도 등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나라도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경기침체를 세계 경제 성장률이 2~2.5%인 상태로 정의한다면, 내년에 세계 경제는 처음으로 그를 밑도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중국 성장이 둔화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환율을 적용했을 때 그렇게 된다. 가능성은 약 25%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그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미국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된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망치를 밑돌았다.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지표들이 '어려운 시기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나.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과잉반응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8개월 내 인플레이션을 2.5% 정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금리는 상당히 많이 올라갈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높이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금리는 5%까지 인상되고 그 이후 장기간 기다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성장률과 일자리엔 천천히 영향이 퍼지게 된다. 1~2년 정도 지나면 그 여파가 성장과 일자리에 나타날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학자 92%가 인플레 지속과 함께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지었다. 미국은 중간선거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전세계에서 나타난 최근의 지정학적 관계 변화가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지정학적 변화의 영향은 굉장히 클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긍정적인 방향의 변화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 본다. 우선 중국은 성장 곡선이 꺾이면서 소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떠나고 있고 일자리가 줄고 있지만 공산당의 지도력과 국가 통제를 지속하겠단 입장을 공고히 했다. 성장 대신 안보를 선택했기에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중간선거 역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공화당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한 것으로 생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아직 끝이 보이지 않은 상황이기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중국의 상황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차이나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상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우려해야 할 지점은 무엇인가.
▲'차이나런'이란 기업들이 중국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게 아니라 추가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한국이나 일본, 동남아 등으로 생산의 시야를 넓혀 계획을 세우고 있단 의미다.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중국이 현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중국은 리더십으로 성공을 거둬온 나라다. 다만 이 리더십이 중앙에 집중된 권력으로 기업가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다른 곳으로 향한다면 중국은 내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성장은 둔화할 것이다.
―최근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의 추락이다. 이같은 가상화폐의 하락이 전반적인 가상화폐 시장과, 더 나아가 금융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가상화폐 규제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지만, FTX의 추락은 상상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사태였다. 이는 가상화폐의 특성보다는 전형적인 부정부패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고객의 예금을 갖고 장난치다 이를 잃어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 파산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하듯 어느 정도 당국의 규제가 있었더라면 이런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거래소에서 고객의 예금을 훔치는 일을 예방하고 탈세 등의 불법을 저지르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규제다. 전반적인 금융업계는 가상화폐와 생태계가 분리되어 있었기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우리 경제가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산업 분야가 있다면.
▲AI 산업은 놀라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표면적으로만 그 가능성을 활용해왔다고 본다. 에너지 역시 관련 투자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중국으로 흘러갔던 투자금이 향후 10여년간 방향을 틀 수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치열한 투자 유치에 뛰어들어 이를 들여와야 한다.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전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과 수요 감소 등 여러 악재에 '강달러' 유탄마저 떨어지자 3분기 실적에 된서리를 맞은 상태다.
세계 주요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5%까지 오르고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TV조선은 세계 경제의 전망과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21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석좌교수와, 금융위원장·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특별 대담을 마련했다.
아래는 두 전문가의 일문일답.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내년 세계 경제 전망은 어떤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좋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진행 중인 데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굉장히 높은 상태다. 중국은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조차 어렵다.
미래의 실질 금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미국 10년 국고채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수익률이 높아지는 물가연동채권(팁스·TIPS)의 변화를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추락한 뒤 조금씩 상승했고 팬데믹 당시 다시 추락했다가 최근 몇 달간은 다시 급격하게 오른 상태다.
―IMF 등 국제기구들은 내년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 세계은행 등 모두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이 이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인 문제와 중국의 성장 둔화, 식량 문제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보면,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는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국과 인도 등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나라도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경기침체를 세계 경제 성장률이 2~2.5%인 상태로 정의한다면, 내년에 세계 경제는 처음으로 그를 밑도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중국 성장이 둔화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환율을 적용했을 때 그렇게 된다. 가능성은 약 25%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그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미국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된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망치를 밑돌았다.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지표들이 '어려운 시기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나.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과잉반응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8개월 내 인플레이션을 2.5% 정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금리는 상당히 많이 올라갈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높이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금리는 5%까지 인상되고 그 이후 장기간 기다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성장률과 일자리엔 천천히 영향이 퍼지게 된다. 1~2년 정도 지나면 그 여파가 성장과 일자리에 나타날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학자 92%가 인플레 지속과 함께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지었다. 미국은 중간선거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전세계에서 나타난 최근의 지정학적 관계 변화가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지정학적 변화의 영향은 굉장히 클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긍정적인 방향의 변화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 본다. 우선 중국은 성장 곡선이 꺾이면서 소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떠나고 있고 일자리가 줄고 있지만 공산당의 지도력과 국가 통제를 지속하겠단 입장을 공고히 했다. 성장 대신 안보를 선택했기에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중간선거 역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공화당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한 것으로 생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아직 끝이 보이지 않은 상황이기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중국의 상황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차이나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상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우려해야 할 지점은 무엇인가.
▲'차이나런'이란 기업들이 중국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게 아니라 추가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한국이나 일본, 동남아 등으로 생산의 시야를 넓혀 계획을 세우고 있단 의미다.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중국이 현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중국은 리더십으로 성공을 거둬온 나라다. 다만 이 리더십이 중앙에 집중된 권력으로 기업가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다른 곳으로 향한다면 중국은 내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성장은 둔화할 것이다.
―최근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의 추락이다. 이같은 가상화폐의 하락이 전반적인 가상화폐 시장과, 더 나아가 금융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가상화폐 규제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지만, FTX의 추락은 상상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사태였다. 이는 가상화폐의 특성보다는 전형적인 부정부패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고객의 예금을 갖고 장난치다 이를 잃어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 파산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하듯 어느 정도 당국의 규제가 있었더라면 이런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거래소에서 고객의 예금을 훔치는 일을 예방하고 탈세 등의 불법을 저지르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규제다. 전반적인 금융업계는 가상화폐와 생태계가 분리되어 있었기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우리 경제가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산업 분야가 있다면.
▲AI 산업은 놀라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표면적으로만 그 가능성을 활용해왔다고 본다. 에너지 역시 관련 투자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중국으로 흘러갔던 투자금이 향후 10여년간 방향을 틀 수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치열한 투자 유치에 뛰어들어 이를 들여와야 한다.